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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동시 11

간 - 윤동주 해설 해석, 간을 내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이 의지만은 꺾이지 않으리

간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든 여윈 독수리야!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지고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1941.11   어디서 많이 본 단어들이 등장한다. 그에 반면,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다. 그 단어들을 먼저 찾아봤다. 우에 : 위에코카서스 : Caucasus 캅카스의 영어식 발음. 카프카스라고도 한다. 미국의 공식 문서나 학술문서 같은 곳에서 백인을 지칭할 때는 코카서스인이라는 뜻으로 코케이시언이라고도 한다.둘러리 :..

겨울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소리나는 겨울

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시래기 다래미바삭바삭추워요. 길바닥에말똥 동그램이달랑달랑얼어요. 겨울이 되면 무슨 생각이 나나요?  소복이 하얀 눈, 금빛 햇살, 고드름, 패딩, 빨간 목도리, 꽁꽁 얼어붙은 강, 크리스마스트리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 성탄절 음악, 까치의 설날떡국, 성탄절 케이크, 곶감, 홍시, 고구마썰매, 스키, 눈싸움 이 외에도 '겨울'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많을 겁니다.  윤동주 시인도 본인이 겪는 겨울, 생각나는 겨울, 보이는 겨울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처마 아래에는 '시래기와 다래미'도 바삭바삭 춥다고 표현했지만, 두 사물 다 살아있지 않습니다. 의인화를 통해 활력 있게 만들고, 바삭바삭 의성어를 통해서 '잘 마르고 있다'를 알렸습니다. 겨울이 되면 날씨도 추워지지만 건조..

창구멍 - 윤동주 습작시 해설 해석,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

창구멍            윤동주 바람 부는 새벽에 장터 가시는우리 아빠 뒷자취 보고 싶어서춤을 발라 뚫어논 작은 창구멍아롱 아롱 아침해 비치웁니다. 눈 나리는 저녁에 나무 팔러간우리 아빠 오시나 기다리다가혀 끝으로 뚫어논 작은 창구멍살랑살랑 찬바람 날아듭니다. 1936 추정  이 시, 낯설지 않다.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햇빛·바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글의 문장도, 구도도 비슷하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아빠와 엄마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은 습작시에 머물러 있지만, 은 에 실려있다.  시의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아빠가 집을 나갔을 때와 엄마가 나갔을 때의 표현이 다르기 때문이다. 에서도 의성어를 넣었지만, 에서는 의성어뿐만 아니라 의태어도 함께 넣어 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햇빛·바람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엄마가 보고픈, 그리운 자국

햇빛·바람                 윤동주 손가락에 침 발러쏘옥, 쏙, 쏙.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문풍지를 쏘옥, 쏙, 쏙. 아침에 햇빛이 반짝, 손가락에 침 발러쏘옥, 쏙, 쏙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문풍지를 쏘옥, 쏙, 쏙, 저녁에 바람이 솔솔. 1938오늘도 윤동주의 동시로 가져왔다. 이번 시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혹시 엄마와 아빠(혹은 보호자)를 집에서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그러면 이 시가 더더욱 공감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있다. ▼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1연손가락에 침 발러쏘옥, 쏙, 쏙.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문풍지를 쏘옥, 쏙, 쏙.  요즘 시골에 가도 문풍지로 된 문은 보..

반딧불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숲에서 부서진 달조각을 줍자

반딧불                   윤동주 가자 가자 가자숲으로 가자달조각을 주으러숲으로 가자.      그믐달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숲으로 가자달조각을 주으러숲으로 가자. 1937 윤동주 시인의 동시. 제목이 이지만, 이상하게 숲에 달조각을 주으러 가자는 얘기를 반복한다. 숲에 운석이라도 떨어져서 이렇게 표현했을까? 아니다. 이 시는 '동시'다. ▼ 달조각을 모으러 가는데 왜 숲으로 가나요?1연가자 가자 가자숲으로 가자달조각을 주으러숲으로 가자  윤동주 시인은 달조각을 주으러 가자고 한다. 그런데 어디로? "숲"으로.  많은 곳들 중 왜 '숲'일까? 높은 산으로 갈 수도 있고, 바다나 호수에 뜬 일렁이는 달을 잡을 수도 있고, 방법은 다양한데 왜 숲일까.  그 이유는 다음 ..

빗자루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혼날 짓을 해도 혼나기 싫다구!

빗자루                          윤동주 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이이렇게 베면 큰 총이 되지.      누나하고 나하고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 하나 나 하나      엉덩이를 때렸소      방바닥이 어지럽다고-      아아니 아니      고놈의 빗자루가      방바닥 쓸기 싫으니      그랬지 그랬어괘씸하여 벽장 속에 감췄더니이튿날 아침 빗자루가 없다고어머니가 야단이지요.                            1936.9 저번에 를 해설했더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윤동주 시인의 동시로 가져왔다.  시 내용은 누가 보아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추억에 젖어있다.  윤동주 시인의 동생들이 있다는 ..

둘 다 - 윤동주 해설 해석, 바다와 하늘은 왜 푸른가요

둘 다         윤동주 바다도 푸르고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끝없고하늘도 끝없고 바다에 돌 던지고하늘에 침 뱉고 바다는 벙글하늘은 잠잠.              1937   바다>, 등과 같은 시를 보면, 윤동주 시인의 시에 바다 이야기가 한 번씩 나온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은 육지에 살았었다. 그 당시에는 그러면 어떻게 바다를 접할 수 있었을까?  바로 수학여행이었다. 수학여행은 그 당시에도 존재했었다.   해설 부분을 보면, 윤동주 시인은 1937년 9월 광명학교 5학년에 금강산과 원산 송도원 등을 다녀왔다고 한다.  요새도 육지에 사는 사람들은 한 번씩 바다를 보러 부산, 제주도, 서해안, 동해안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리고 다녀온 사람들은 바다만의 낭만, 분위기, 맛이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

소년 - 윤동주 해설 해석, 나의 마음과 생각은 하늘과 같고 강물과 같아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1939.9 윤동주 시인의 시는 1941년 전후로 나뉘는 거 같다. 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이다. 1930년대 작품들은 가족들, 특히 동생 얘기들, 짝사랑을 향해 담은 ..

산협山峽의 오후 - 윤동주 해설 해석, 나른한 오후의 명상은 어렵다

산협의 오후 윤동주 내 노래는 오히려 섦은 산울림. 골짜기 길에 떨어진 그림자는 너무나 슬프구나 오후의 명상은 아- 졸려. 1937.9 윤동주의 동시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마음으로, 어떨 때는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으로, 어떨 때는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의 마음으로, 자잘한 일상을 쓰는 마음으로 쓰기도 했다. 그렇다면 산울림은 어떠할까? ◆ 노래는 언제 나올까 1연 내 노래는 오히려 섦은 산울림. 섦다 = 섧다 : 원통하고 서럽다 윤동주 시인은 섧다를 섦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에서도 나온 단어다. 윤동주 시인은 본인의 노래가 오히려 원통하고 서러운 산울림이 된다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노래를 언제 부르게 될까?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겪을 때 노래가 나온다. 우선, 집 안에든 밖에든 혼자 있..

참새 - 윤동주 해설 해석, 작은 발자욱은 글이 되고 시가 되고

참새 윤동주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며 두 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 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 자밖에는 더 못쓰는 걸. 1936.12 책에서는 조금 다르게 표현된 부분이 있다. 참새 윤동주 가을 지난 마당을 백로지인 양 참새들이 글씨공부 하지요 짹, 짹, 입으론 부르면서 두 발로는 글씨공부 하지요. 하루 종일 글씨공부하여도 짹자 한 자밖에 더 못쓰는 걸 원본에 가까운 시는 로 더클래식과 자화상 출판사다. 그래서 나는 이 두 출판사의 시를 토대로 해설하려고 하는데, 윤동주 시인의 동시인만큼 ◆ 눈 쌓인 마당에 놀러 온 참새들 (1연)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는 가을이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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