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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평생 공부다 70

간 - 윤동주 해설 해석, 간을 내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이 의지만은 꺾이지 않으리

간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든 여윈 독수리야!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지고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1941.11   어디서 많이 본 단어들이 등장한다. 그에 반면,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다. 그 단어들을 먼저 찾아봤다. 우에 : 위에코카서스 : Caucasus 캅카스의 영어식 발음. 카프카스라고도 한다. 미국의 공식 문서나 학술문서 같은 곳에서 백인을 지칭할 때는 코카서스인이라는 뜻으로 코케이시언이라고도 한다.둘러리 :..

겨울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소리나는 겨울

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시래기 다래미바삭바삭추워요. 길바닥에말똥 동그램이달랑달랑얼어요. 겨울이 되면 무슨 생각이 나나요?  소복이 하얀 눈, 금빛 햇살, 고드름, 패딩, 빨간 목도리, 꽁꽁 얼어붙은 강, 크리스마스트리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 성탄절 음악, 까치의 설날떡국, 성탄절 케이크, 곶감, 홍시, 고구마썰매, 스키, 눈싸움 이 외에도 '겨울'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많을 겁니다.  윤동주 시인도 본인이 겪는 겨울, 생각나는 겨울, 보이는 겨울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처마 아래에는 '시래기와 다래미'도 바삭바삭 춥다고 표현했지만, 두 사물 다 살아있지 않습니다. 의인화를 통해 활력 있게 만들고, 바삭바삭 의성어를 통해서 '잘 마르고 있다'를 알렸습니다. 겨울이 되면 날씨도 추워지지만 건조..

초 한 대 - 윤동주 해석 해설, 사명은 꺼지지 않는 불

초 한 대              윤동주 초 한 대-내 방에 품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나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그의 생명인 심지까지백옥 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불살라 버린다. 그리고도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이암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나의 방에 품긴제물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 1934.12  *주관적인 해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시를 처음 접하면, 이게 무슨 소릴까 싶다. 윤동주 시인의 독립운동에 대한 열정을 말하는 것일까?  이 작품은 신앙고백이다. 나도 나의 첫 작품이 종교적이다. 그래서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조금 꺼렸다.  '이런 작품도 좋아할까? 싫어하면 어쩌지?'  허나, 사람들은 이를 통해 위..

사람이 무엇이며 - 카로사, 사람이 무엇이관대

사람이 무엇이며                       카로사 사람이 무엇이며 또 무엇이었던가는떠날 때사 비로소 명백히 밝혀진다.하느님의 노래가 울릴 때는 못 듣고그 노래가 침묵해야 비로소 전율한다.   오늘 소개해드릴 시는 시집에 있는 시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이 생을 마감했을 때 나타납니다. 훌륭한 사람일수록, 선을 베풀수록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죠.  그 뒷구절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신앙이 없는 경우에 더더욱 그러할 겁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 알게 모르게 다 챙기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아직 알지 못하는 이들이 받는 일반 축복이 있고, 남들은 저주받은 거라고 욕을 퍼부어도,..

창구멍 - 윤동주 습작시 해설 해석,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

창구멍            윤동주 바람 부는 새벽에 장터 가시는우리 아빠 뒷자취 보고 싶어서춤을 발라 뚫어논 작은 창구멍아롱 아롱 아침해 비치웁니다. 눈 나리는 저녁에 나무 팔러간우리 아빠 오시나 기다리다가혀 끝으로 뚫어논 작은 창구멍살랑살랑 찬바람 날아듭니다. 1936 추정  이 시, 낯설지 않다.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햇빛·바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글의 문장도, 구도도 비슷하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아빠와 엄마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은 습작시에 머물러 있지만, 은 에 실려있다.  시의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아빠가 집을 나갔을 때와 엄마가 나갔을 때의 표현이 다르기 때문이다. 에서도 의성어를 넣었지만, 에서는 의성어뿐만 아니라 의태어도 함께 넣어 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햇빛·바람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엄마가 보고픈, 그리운 자국

햇빛·바람                 윤동주 손가락에 침 발러쏘옥, 쏙, 쏙.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문풍지를 쏘옥, 쏙, 쏙. 아침에 햇빛이 반짝, 손가락에 침 발러쏘옥, 쏙, 쏙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문풍지를 쏘옥, 쏙, 쏙, 저녁에 바람이 솔솔. 1938오늘도 윤동주의 동시로 가져왔다. 이번 시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혹시 엄마와 아빠(혹은 보호자)를 집에서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그러면 이 시가 더더욱 공감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있다. ▼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1연손가락에 침 발러쏘옥, 쏙, 쏙.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문풍지를 쏘옥, 쏙, 쏙.  요즘 시골에 가도 문풍지로 된 문은 보..

반딧불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숲에서 부서진 달조각을 줍자

반딧불                   윤동주 가자 가자 가자숲으로 가자달조각을 주으러숲으로 가자.      그믐달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숲으로 가자달조각을 주으러숲으로 가자. 1937 윤동주 시인의 동시. 제목이 이지만, 이상하게 숲에 달조각을 주으러 가자는 얘기를 반복한다. 숲에 운석이라도 떨어져서 이렇게 표현했을까? 아니다. 이 시는 '동시'다. ▼ 달조각을 모으러 가는데 왜 숲으로 가나요?1연가자 가자 가자숲으로 가자달조각을 주으러숲으로 가자  윤동주 시인은 달조각을 주으러 가자고 한다. 그런데 어디로? "숲"으로.  많은 곳들 중 왜 '숲'일까? 높은 산으로 갈 수도 있고, 바다나 호수에 뜬 일렁이는 달을 잡을 수도 있고, 방법은 다양한데 왜 숲일까.  그 이유는 다음 ..

병아리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완전한 순수한 마음으로 지어진 동시

병아리              윤동주 뾰, 뾰, 뾰엄마 젖 좀 주병아리 소리. 꺽, 꺽, 꺽오냐 좀 기다려엄마닭 소리. 좀 있다가병아리들은엄마 품속으로다시 들어갔지요. 1936.1  윤동주는 1936~1938년까지 동시 습작이 주를 이루었지만, 본격적으로 진로를 정하고 난 뒤로는 동시보다는 가혹한 현실을 시에 담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알 것이다. 행복할 때에도 글이 써지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괴로울 때에는 글을 쓰지 않으면 마음이 활활 불타는 듯한 고통이 있다.  윤동주 시인 또한 그런 마음으로 쓰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시는 윤동주 시인의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습작된 동시다.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동물들은 생각보다 말이 많다'는 것을.  집에 고양이나 ..

빗자루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혼날 짓을 해도 혼나기 싫다구!

빗자루                          윤동주 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이이렇게 베면 큰 총이 되지.      누나하고 나하고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 하나 나 하나      엉덩이를 때렸소      방바닥이 어지럽다고-      아아니 아니      고놈의 빗자루가      방바닥 쓸기 싫으니      그랬지 그랬어괘씸하여 벽장 속에 감췄더니이튿날 아침 빗자루가 없다고어머니가 야단이지요.                            1936.9 저번에 를 해설했더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윤동주 시인의 동시로 가져왔다.  시 내용은 누가 보아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추억에 젖어있다.  윤동주 시인의 동생들이 있다는 ..

눈 감고 간다 - 윤동주 해설 해석, 씨앗이 열매를 맺을 때까지 조용히 인내하며 감수하는 노력

눈 감고 간다                     윤동주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눈 감고 가거라. 가진바 씨앗을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1941.05  저번에는 윤동주의 습작시집 [창]에 있는 와 에 대해 해설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에 수록되어있는 를 보려고 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 자주 언급되는 소재가 있다면 바로 태양, 별, 아이, 밤, 눈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였습니다. 배경을 생각하면 자주 언급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1941년에는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었습니다.  윤동주 시를 감상할 때에 또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윤동주 시인의 종교입니다.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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