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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평생 공부다 70

눈 - 윤동주 해설, 마음 어린 예쁜 시 해설

눈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1936.12 윤동주 시인은 암담한 현실을 뒤로하고, 때로는 동심이 가득한 시를 쓰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과 같은 시다.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내렸다. 지붕, 길, 밭에도 눈이 쌓였다. 윤동주의 동시 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위 문장이다. 평범한 일상을 윤동주 시인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쓰기도 했다. (1연)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현재 상황이 어떤지 알리기 위해 지난밤에 눈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것도 소-복이, 쌓이거나 담긴 물건이 볼록할 정도로 많이 왔다고 표현한다. 윤동주 시인이 고향으로 돌아간 해라면, 북한보다 더 위쪽에 있었을 테..

십자가 - 윤동주 해설, 예수님처럼 살고 싶었던 시인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41.5 십자가는 윤동주의 종교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시다. 앞서 윤동주 시 소개를 하면서, 윤동주의 종교를 말한 적이 있는데 윤동주 시인은 기독교다. 그렇기에 윤동주 시에 종교가 묻어나는 시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요새는 교회를 한 번도 안 나가본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들 먹고살기 괜찮아져서일 수도 있다. 내가 학생일 때만 해도, 한 끼를 제대로 못 챙겨 먹는 학생들도..

팔복(八福) : 마태복음 5장 3~12절 - 윤동주 해설, 복은 누가 받을 수 있는가

*윤동주 시인의 종교는 기독교였습니다. 해당 시는 신학 및 신앙적인 해설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이 부분을 참고하여 해설을 보시길 바랍니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하는 작자(한이)는 신학대 출신입니다. *설교로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팔복(八福) -마태복음 5장 3~12절 윤동주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1940.12 성경이 생소한 사람에게는 마태복음이 뭔지 모를 수 있다. 일단, 마태복음을 설명하기 전, 성경은 기독교의 경전이다. 성경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둘기 - 윤동주 해설, 가족 생각, 일상 생각, 나라 생각

비둘기 윤동주 안아보고 싶게 귀여운 산비둘기 일곱 마리 하늘 끝까지 보일 듯이 맑은 공일날* 아침에 벼를 거두어 빤빤한* 논에 앞을 다투어 모이를 주우며 어려운 이야기를 주고 받으오 날씬한 두 나래*로 조용한 공기를 흔들어 두 마리가 나오 집에 새끼 생각이 나는 모양이오. 1936.3 *공일날 = 공일, 일주일 중 일요일 *빤빤한 = 구김살이나 울퉁불퉁한 데가 없이 고르고 반듯하다. '반반하다'보다 센 느낌을 준다 *나래 = 날개 첫 번째 가설, 가족 생각 (1연 - 1,2줄) 안아보고 싶게 귀여운 산비둘기 일곱 마리 이 시를 읽으면서 '산비둘기 일곱 마리'는 누구를 뜻하는 것일까, 그 의문부터 들었다. 윤동주 시인이라면 동시도 지었기 때문에 정말 산비둘기를 보면서 지은 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산비둘기..

밤 - 윤동주 해설, 살아있음을 느끼는,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는 소리

밤 윤동주 외양간 당나귀 아-ㅇ 외마디 울음 울고, 당나귀 소리에 으-아 아 애기 소스라쳐 깨고, 등잔에 불을 다오. 아버지는 당나귀에게 짚을 한 키 담아 주고, 어머니는 애기에게 젖을 한 모금 먹이고, 밤은 다시 고요히 잠드오. 1937.3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밤이 자주 등장한다. 그 시대의 배경을 생각하면, 마음속이 항상 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잔잔하게 일렁이던 파도가 언제 자기를 덮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늘 마음속에 한켠 작은 촛불을 켜고 자는 듯하다. 이 시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쓰자면, 외양간에 당나귀가 있는데, 늦은 밤에 당나귀가 배고프다고 울었다. 그 우는 소리에 아기가 깨버렸다. 밤 중에 어머니도 아버지도 깼다. 아기를 다시 재우려면 당나귀부터 조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버지는 일..

편지 - 윤동주 해설, 주인 잃은 편지는 어디로 보내야 하나요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1936.12 문학을 해설한다는 것은 가히 쉬운 일은 아니다. 문학을 더 풍부하게 해설하려면, 우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있어야 하며, 본인이 겪은 경험도 많아야 하고, 표현력을 위해 단어들을 습득해야 하며, 사람들에게 쉽게 전할 수 있는 문장력이 필요로 하다. 시를 해설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있다면, 모르는 분야가 나왔을 때다. 어느 책을 접하든, 어느 기사를 접하든, 심지어 나무위키를 보아도 "이 정보가 제대로 된 정보가 맞을까?" 의문이 들 때다. 바로, 지금 이 시를 해설하면서 느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가슴1 - 윤동주 해설, 어쩔 때는 한숨이 제일 낫다

가슴1 윤동주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뚜다려 보오. 그래 봐도 후- 가아는 한숨보다 못하오. 1936.3 가슴 시는 1, 2, 3이 있다. 그중에 나는 1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먼저 해설해 보았다. 이 시를 제대로 느낀다면, 지금도 공감할 수 있는 시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현대에도 아직 이러한 습관이 남아있어서다. ◆ '소리 없는 북'이 무엇일까? (1연)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뚜다려 보오. 소리 없는 북이란 무엇일까? 문장을 읽다 보면, 답답하면 주먹으로 두드려 보라고 되어있다. 무얼 두드리라는 걸까? 북? 엉덩이? 배? 정답은 가슴이다. 제목에 나와있다. 소리 없는 북은 가슴이다. 왜 가슴을 소리 없는 북이라고 표현했을까? 주먹을 쥐고, 가슴팍을 두들겨보자. 무슨 소리가 나는가?..

못 자는 밤 - 윤동주 해설, 양 대신 세어보는 밤, 가장 짧은 시

못 자는 밤 윤동주 하나, 둘, 셋, 넷 ............ 밤은 많기도 하다. 1941.6 추정 잠을 잘 잘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축복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새벽 2시쯤에 자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려 두통을 달고 살았다. 항상 오후 11시에서 딱 오전 12시 정각이 되었을 때 잠을 잘 수 있는 친구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두통 없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면패턴을 바꿔보려고 무지 애썼으나, 부메랑처럼 도로 되돌아올 뿐이었다. 베개에 머리가 닿을 때부터 오만 생각이 나를 붙들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내일은 또 어떻게 보낼지, 다가오는 걱정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맡을 맴돌았다.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호흡을 가..

투르게네프의 언덕 - 윤동주 해설, 나는 무슨 고개를 넘고 있는가 : 작품 <거지>와 비교해보기

투르게네프의 언덕 윤동주 나는 고개길을 넘고 있었다...... 그때 세 소년 거지가 나를 지나쳤다. 첫째 아이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바구니 속에는 사이다병, 간즈매통, 쇳조각, 헌 양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둘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셋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 잃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덜너덜한 남루, 찢겨진 맨발, 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나는 측은한 마음이 움직이었다.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 있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작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다정스레 이야기나 하리라 하고 "얘들아" 불러보았다. 첫째 아이가 충..

서시 - 윤동주 해설, 필사하면서 느낀 점과 감상문

서시          윤동주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  2018년, 윤동주의 서시 해설을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한 적이 있다. 부끄럽지만, 그때는 필사하면서 느낀 짧은 감상글을 남겼는데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4년이나 흐른 지금, 윤동주 시인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한 번 더 해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더클래식] 출판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다. 아버지께서 개척교회를 열면서, 교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주문한 책들 중 하나였다. 그 당시에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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