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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시인 12

버선본 - 윤동주 해설, 가난하지만 따스한 사랑이 느껴지는 일상시

버선본                윤동주 어머니누나 쓰다 버린 습자지는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더니습자지에다 내 버선 놓고가위로 오려버선본 만드는걸. 어머니내가 쓰다 버린 몽당연필은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더니천 위에다 버선본 놓고침 발라 점을 찍곤내 버선 만드는걸. 1936.12  일제 강점기라서, 있는 것도 없지만, 그 남아있는 것에서 현명하게 아껴 쓰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바라보며 시를 쓴 윤동주나 어머니의 사랑과 현명함이 담겨있는 시를 세세하게 보자.  ◆ 종이도 사치이자 아껴야 했던 시절(1연)어머니누나 쓰다 버린 습자지는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윤동주 시인이 살던 시절은 지금처럼 종이를 구하기 쉬웠던 것은 아니다. 학용품은 비쌌고, 사치였다.  계산서, 갱지..

슬픈 족속(族屬) - 윤동주 해설 해석, 흰 수건 흰 고무신 흰 저고리 흰 띠

슬픈 족속 윤동주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1938.9 이 시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머리카락색과 하얀 옷이다.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제천사상과 여러 종교 사상으로 인해 흰색을 숭상하고 흰옷을 즐겨 입었다. 흰옷이라고 하여, 완전한 백색이 아닌,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색, 즉 아주 밝은 미색부터 담갈색까지 모두 포함했다. 또한 백의는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항거하는 상징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출처 : 백의민족 > 한국민족문화대백화) 이러한 백의 문화는 에 드러나있다. ◆ 흰 수건과 흰 고무신, 정신 그리고 목표 (1연) ..

봄 - 윤동주 해석 해설, 마음 한켠에 아직 완전한 겨울이 가지 않았기에

· 봄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1942년 추정 윤동주 시인은 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두 편 썼다. 하나는 동시 , 하나는 1942년으로 추정되는 때에 쓴 . 이 두 시의 분위기는 극과 극에 달한다. 나는 후자에 관한 해석을 할 예정이다. ◆ 몸도 봄을 알아차린다 (1연)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가차운 : 가까운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흐른다고 했다. 봄이 정말 혈관 속에 흐를까? 아니다. 시적인 표현일 뿐이다. 추워서 ..

산골물 - 윤동주 해설, 괴로움은 어디로 보내야 할까

산골물 윤동주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 수 없도다. 그신 듯이 냇가에 앉았으니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맡기고 가만히 가만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1939.9 가끔 해설이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단어 하나 때문에 글 쓰는 것을 멈추고 생각하다 돌아왔다. 한 2주 걸렸나... '그신 듯이.' 윤동주 시인은 어떤 의미로 썼을까. 이 작품에서도 윤동주 시인의 종교가 살짝 드러난다. ◆ 얼마나 괴로운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1연 (1연)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 ..

귀뚜라미와 나와 - 윤동주 해설, 이 외로운 밤에 대화할 이 어디 없나

귀뚜라미와 나와 윤동주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귀뚜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1938 사실, 1938년에는 윤동주 시인에게도 애정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을 읽으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쌍방향은 아니었고, 일방적으로 윤동주 시인이 4년간 짝사랑했다는 점이다. 자, 가을에 귀뚜라미는 왜 울고 있는지, 윤동주 시인은 귀뚜라미와 무슨 말을 했었을까? ◆ 우선, 귀뚜라미가 우는 과학적인 이유를 찾아보자. 귀뚜라미가 우는 이유 (feat. 네이버 지식인) 수컷 귀뚜라미만 소리 낼 수 있다. 1. 또르륵 또르륵 하며 계속 내는 소리는 자기 영역을 유지하기 위한 신호이다. 주변에 있는..

해바라기 얼굴 - 윤동주 해설, 해와 함께 움직이던 사람들

해바라기 얼굴 윤동주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1938.5 윤동주 남매들에 관해서 여러 번 소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윤동주 '누나들'에 관련해서는 늘 긴가 민가 했다. 나무위키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여기저기 다른 사이트에서도 찾아본 결과, 윤동주 여동생과 인터뷰한 기사가 있길래 참고하면서까지 썼다. 하지만, 윤동주의 누나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추측성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윤동주 본인이 어렸을 때 바라본 누나들을 떠올리며 시를 썼다. 이 시를 쓰고 있는 지금 나이에 누나가 여전히 살아있었고, 그걸 그대로 보고 시를 썼다. 이 시에 나오는 누나는 윤동주의 친누나가 아니다. ◆ 추..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무엇이 그를 괴롭게 하는가 해설

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941.6 오랜만에 윤동주 시인의 시 해설로 돌아왔다.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덤덤하게 자신의 상황을 나열하고 있는 거 같아 그 서글픔이 느껴졌다. ◆ 바람은 어디에서 어디로? (1연)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이과가 아니라 문과라서 바람이 어디서 어떻게 생기는지는 모르지만, 문과적인 해석은 가능하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특징이 있는데,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

새로운 길 - 윤동주, 늘 걷던 길이지만 늘 새로운 길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936.5 윤동주 시인의 시를 보면, 특징이 있다. 가족, 길, 밤, 별, 가슴, 계절, 시간 등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이러한 반복적인 단어들로 인해, 윤동주 시인이 희망찬 앞날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알 수 있다. ◆ 처음과 끝을 똑같이 (1,5연)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내 : 시내보다는 크지만 강보다는 작은 물줄기. (네이버 국어사전) 윤동주 시인은 내를 건너서 숲,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간다고 했다. 처음과 끝을 반복적으로..

별 헤는 밤 - 윤동주, 그리움을 별에다 새긴 시인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

바다 - 윤동주,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곳

바다 윤동주 실어다 뿌리는 바람처럼 시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새춤히 고개를 돌리어 뻐들어지고, 밀치고 밀치운다. 이랑을 넘는 물결은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찰찰 손을 씻고 구보로. 바다는 자꾸 섧어진다.,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다보고 돌아다보고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 1937.9 윤동주 시인이 사는 곳은 육지라서, 바다로 갈 일이 잘 없다. 그러면 어떻게 바다를 느끼고 시를 쓰게 되었을까? ◆ 윤동주 시인은 어떻게 바다에 관한 시를 쓸 수 있게 되었을까? 1937년 9월, 광명학교 5학년에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금강산과 원산 송도원 등 다녀오게 된다. (윤동주의 문장, 2020, p.95) 그 시대의 지도와 현재 지도와 차이가 크겠지만, 만일 함경남도에 있는 원산시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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