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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평생 공부다/여유를 가져다주는 시 14

사람이 무엇이며 - 카로사, 사람이 무엇이관대

사람이 무엇이며                       카로사 사람이 무엇이며 또 무엇이었던가는떠날 때사 비로소 명백히 밝혀진다.하느님의 노래가 울릴 때는 못 듣고그 노래가 침묵해야 비로소 전율한다.   오늘 소개해드릴 시는 시집에 있는 시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이 생을 마감했을 때 나타납니다. 훌륭한 사람일수록, 선을 베풀수록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죠.  그 뒷구절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신앙이 없는 경우에 더더욱 그러할 겁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 알게 모르게 다 챙기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아직 알지 못하는 이들이 받는 일반 축복이 있고, 남들은 저주받은 거라고 욕을 퍼부어도,..

어머니가 앓는 밤에 - 박목월 해설, 마음이 아프고 불편한 밤은 누군가 아픈 밤

어머니가 앓는 밤에 박목월 수건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어머니는 아랫목에 앓아누워 계시고 나는 건넌마을 조 약국趙 藥局을 모시러 갔다. 그 어른의 감초甘艸 냄새 풍기는 두루막 자락··· 노상 헛기침만 하며 진맥하시는 조 약국趙藥局 어른의 아랫턱이 뾰죽했다. 관솔가지에 불을 켜 들고 약국藥局 어른이 다시 한 번 다녀가신 후에 밤은 길고 길었다. 끙끙 앓는 어머니의 머리맡에 무릎을 모아 앉아 있으면 나의 정성만으로는 어머니의 병이 낫지 않을 것만 같은 불안한 밤을 의지해 보는 하나님의 이름. 약을 다리며 밖으로 나오면 우중충한 봄밤을 지붕 저편으로 달무리가 기울고 있었다. 시인들이나 작가들은 보통 자식이나 아내가 아픈 얘기를 작품에 스며넣기도 한다. 물론, 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한 얘기도 넣지만, 특히 어머니와 ..

백국白菊 - 박목월 해설, 누구나 나이 들어간다

백국白菊 박목월 나이 오십五十 잠이 맑은 밤이 길어진다. 머리맡에 울던 귀뚜라미도 자취를 감추고. 네 방구석이 막막하다. 나무위키를 완전히 믿기는 그렇지만, 뉴스 기사로 낼 정도면.... 박목월 시인의 후손들이 계시기 때문에 이 시 해설에서는 굳이 올리지 않겠다. 박목월 시인이 나이 오십이 되었을 때, 느낀 것을 시로 담았다. 모든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그 마음으로 시를 보도록 하자. ◆ 시 제목이 왜 '국화'일까? 우선, 백국은 한자로, 흰 백, 국화 국이다. 우리는 국화를 어디에서 보는가. 겨울철에는 국화빵이 있다. 이 생각만 하면 달달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꺼려하고, 힘들어하는 장소에서도 볼 수 있다. 바로 장례식장이다. 그것도 흰 국화를 볼 수 있다. 백국은 말 그대로 흰 국화를 말한다. 흰 ..

편지 - 김남조 해설, 편지 쓸 때 오로지 그대 생각만 하게 돼요

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귀절 쓰면 한 귀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중학생 때였는지 고등학생 때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라는 구절과 "한 귀절 쓰면 한 귀절 와서 읽는 그대"이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다. 또한, 그 당시에 잘 없던 여성 작가였기에 소개로 그래서 이 시를 언젠가 감상문 혹은 해설/해석 해보고 싶었다. ◆ 그만큼 많이 생각나고 떠오..

낙화 - 이형기 해설, 당신은 떠날 때를 아는가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분명 라는 시를 쓴 시인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구절이 들어간 시가 뭐였더라, 하며 찾다가 찾은 시. 알고 보니,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왔던 낭만 어부에서 선장님이 읊은 시였다. ◆ 나는 떠나야 할 때를 분명히 아는가..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해설, 이웃의 그 젊은이 내가 될 수도 있었구나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미 이 시..

행복 - 나태주 해설,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행복은 크게 좋은 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이 시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행복으로 묶고 있다. ◆ 첫 번째 감사함, 안식할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 (1연)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일을 끝내고 돌아갈 때,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와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여기서 집이 있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의미하는 것이지, 매매를 해서 온전히 내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직 본가에 살고 있는 나로서, 자취하고 있는 동생이나 언니가 한때 부럽기도 했었다. 작더라도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

사모 - 조지훈 해설, 그댄 나의 필연이 아니었을까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을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조지훈의 는 KBS 다큐멘터리 2015년 8월 23일 방송에 '어부 건배사'로 마지막 연인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

호수1 - 정지용 해설, 보고싶은 마음은 가릴 수가 없다

호수1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중학교 때 배웠던 시로 알고 있는데, 시가 짧으면서도 강력하게 와닿았다. 어떻게 보고 싶다는 말을 이렇게 예쁘게 표현했을까? 시도 짧으니 해설도 짧을 수밖에 없다. 얼굴이야 뭐, 손 두 개로 눈만 가려도 다 가려진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앞에 있으면 자꾸 보고 싶은 마음에 쳐다보게 되는데, 이 행동을 멈추려면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두 눈을 아무리 감아도, 그 사람 얼굴은, 이미 내 머리에, 마음에 맴돌기 때문에 가릴 수가 없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그 사람이 보이는 그런 마음이다. - 편집 프로그램 : 미리캔버스 - 글꼴/폰트체 : 디자인하우스 Light

낮은 곳으로 - 이정하, 내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해설] 낮은 곳으로-이정하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 blog.naver.com 2018년에 필사하면서 해설했던 이정하 시인의 이다. 그때만 해도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의 입장이었다. 지금은 나의 모든 것을 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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