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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국白菊 - 박목월 해설, 누구나 나이 들어간다

한이 HanE 2023. 2. 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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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국 - 박목월 해설


백국白菊

                박목월

 

나이 오십五十

잠이 맑은 밤이 길어진다.

머리맡에 울던 귀뚜라미도

자취를 감추고.

네 방구석이 막막하다.

 


 나무위키를 완전히 믿기는 그렇지만, 뉴스 기사로 낼 정도면.... 박목월 시인의 후손들이 계시기 때문에 이 시 해설에서는 굳이 올리지 않겠다. 박목월 시인이 나이 오십이 되었을 때, 느낀 것을 시로 담았다. 모든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그 마음으로 시를 보도록 하자.

 

◆ 시 제목이 왜 '국화'일까?

 우선, 백국은 한자로, 흰 백, 국화 국이다.

 

 우리는 국화를 어디에서 보는가. 겨울철에는 국화빵이 있다. 이 생각만 하면 달달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꺼려하고, 힘들어하는 장소에서도 볼 수 있다. 바로 장례식장이다. 그것도 흰 국화를 볼 수 있다.

 

 백국은 말 그대로 흰 국화를 말한다.

 

 흰 국화는 성실, 진실, 감사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지만, 서양에서는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것이 무엇이 있나. 바로, 박목월 시인의 시대 배경이다. 정확하게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다. 1910~1960년 사이에 백일도 못 넘기는 아이도 많았다. 그리고 오십도 못 넘기는 어른들도 많았다.

 

박목월 시인이 '국화'를 그냥 언급했을 리가 없다. 자신의 나이가 점점 참에 따라, 자신의 죽음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요새야 50세 정도야 아무 일 없고, 병이 없다면 거뜬히 넘기지만, 그 당시에는 힘든 일이었다.

 

◆ 잠이 안 오는 밤, 나이 들어서 서러운데 잠 너마저...

(2줄)
잠이 맑은 밤이 길어진다.

 요새는 10대 청소년들도 부모님을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 연세가 50이 넘어가니, 감정과 행동이 조금은 달라졌음을 말이다. 흔히들 말하는, 갱년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유 모르게, 잠이 잘 안 오기도 한다. 뭐, 이유야 호르몬 변화가 가장 클 테지만, 옛날에는 알 턱이 있었을 리가. 다들 그러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나이를 먹으니 잠은 안 오고 오만 생각은 다 나고, 정신은 맑다. 몸은 피곤한데.

 

◆ 여기서도 귀뚜라미가...

(3,4줄)
머리맡에 울던 귀뚜라미도
자취를 감추고.

 여기서는 3가지로 분석해 봤다.

 

  •  첫 번째

 윤동주 시인의 <귀뚜라미와 나와>를 해설하면서, 귀뚜라미가 왜 우는지를 찾아봤듯이, 귀뚜라미는 짝짓기를 위해 이성을 부르기도 한다. 머리맡이기 때문에 자신의 머리다. 나이가 오십이 되니, 이성적인 관심이나 성욕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 두 번째

 신체적도 나이가 들었다. 그래서 청각이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잘 안 들린다.

 

  • 세 번째

 집에 적막감을 깨워주는 소리가 사라졌다. 자식들이 같은 집에서 살다가 다 출가해서 없기 때문이다.

 

◆ 내 마음이 막막하다

(5줄)
네 방구석이 막막하다.

 요새 말로, 인생 몇 회차냐라는 드립이 있는데, 뭐, 환생을 한 것도 아니니 이러한 감정, 이러한 호르몬, 나이 들어감은 처음일 것이다. 자신의 변화에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핀잔으로 방구석이라며 막막하다고.

 


 이 시를 해설로 고르게 된 이유는, 내 나이가 벌써 반육십이라서... 영원히 철없는 십대로 보낼 것만 같은 세월에 벌써 이십대가 찾아왔었고, 영원히 청춘으로 살아갈 것 같던 이십대도 지금은 철없는 삼십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외롭지 않은가. 고독은 어느 나이든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외롭지 않은가. 서러운 마음 하나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자식을 다 키우고 집에 부부 둘이서만 사는 곳도 적적할 것이다. 속이 후련하다고 하는 부모도 물론 있겠지만, 그 빈자리를 크게 느끼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아직 나이를 오십만큼 먹지 않았지만, 이제 20년밖에 안 남았다.

 

 세월이 너무, 너무 무심하게 빠르다.

 


 

- 편집 프로그램 : 미리 캔버스

- 글꼴/폰트 : 조선일보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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