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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해설, 이웃의 그 젊은이 내가 될 수도 있었구나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미 이 시..

해바라기 얼굴 - 윤동주 해설, 해와 함께 움직이던 사람들

해바라기 얼굴 윤동주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1938.5 윤동주 남매들에 관해서 여러 번 소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윤동주 '누나들'에 관련해서는 늘 긴가 민가 했다. 나무위키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여기저기 다른 사이트에서도 찾아본 결과, 윤동주 여동생과 인터뷰한 기사가 있길래 참고하면서까지 썼다. 하지만, 윤동주의 누나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추측성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윤동주 본인이 어렸을 때 바라본 누나들을 떠올리며 시를 썼다. 이 시를 쓰고 있는 지금 나이에 누나가 여전히 살아있었고, 그걸 그대로 보고 시를 썼다. 이 시에 나오는 누나는 윤동주의 친누나가 아니다. ◆ 추..

행복 - 나태주 해설,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행복은 크게 좋은 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이 시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행복으로 묶고 있다. ◆ 첫 번째 감사함, 안식할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 (1연)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일을 끝내고 돌아갈 때,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와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여기서 집이 있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의미하는 것이지, 매매를 해서 온전히 내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직 본가에 살고 있는 나로서, 자취하고 있는 동생이나 언니가 한때 부럽기도 했었다. 작더라도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

사모 - 조지훈 해설, 그댄 나의 필연이 아니었을까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을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조지훈의 는 KBS 다큐멘터리 2015년 8월 23일 방송에 '어부 건배사'로 마지막 연인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무엇이 그를 괴롭게 하는가 해설

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941.6 오랜만에 윤동주 시인의 시 해설로 돌아왔다.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덤덤하게 자신의 상황을 나열하고 있는 거 같아 그 서글픔이 느껴졌다. ◆ 바람은 어디에서 어디로? (1연)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이과가 아니라 문과라서 바람이 어디서 어떻게 생기는지는 모르지만, 문과적인 해석은 가능하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특징이 있는데,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

호수1 - 정지용 해설, 보고싶은 마음은 가릴 수가 없다

호수1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중학교 때 배웠던 시로 알고 있는데, 시가 짧으면서도 강력하게 와닿았다. 어떻게 보고 싶다는 말을 이렇게 예쁘게 표현했을까? 시도 짧으니 해설도 짧을 수밖에 없다. 얼굴이야 뭐, 손 두 개로 눈만 가려도 다 가려진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앞에 있으면 자꾸 보고 싶은 마음에 쳐다보게 되는데, 이 행동을 멈추려면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두 눈을 아무리 감아도, 그 사람 얼굴은, 이미 내 머리에, 마음에 맴돌기 때문에 가릴 수가 없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그 사람이 보이는 그런 마음이다. - 편집 프로그램 : 미리캔버스 - 글꼴/폰트체 : 디자인하우스 Light

낮은 곳으로 - 이정하, 내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해설] 낮은 곳으로-이정하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 blog.naver.com 2018년에 필사하면서 해설했던 이정하 시인의 이다. 그때만 해도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의 입장이었다. 지금은 나의 모든 것을 주고 ..

너는 또 봄일까 - 백희다, 그대가 그리워지는 사계절이다

너는 또 봄일까                        백희다 봄을 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그래서 여름이 오면 잊을 줄 알았는데또 이렇게 네 생각이 나는 걸 보면너는 여름이었나이러다가 네가 가을도 닮아있을까 겁나하얀 겨울에도 네가 있을까 두려워다시 봄이 오면너는 또 봄일까 이 시를 읽으니 예전에 7년간, 햇수로는 8년 만났던 전 남자친구가 생각났다. 깔끔하게는 헤어졌지만 좋게는 헤어지지 못한 그런 사이.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함께 할 운명은 아니었던 거 같다. 헤어질 때도 계절마다 생각이 나면 어쩌지 했지만, 생각보다 나는 괜찮다.  7년간 좋은 추억은 많았었다.  첫 시작의 계절은 가을이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았던 계절, 시원하게 산책 다닐 수 있었던 좋은 계절이었다. 같이 운동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새로운 길 - 윤동주, 늘 걷던 길이지만 늘 새로운 길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936.5 윤동주 시인의 시를 보면, 특징이 있다. 가족, 길, 밤, 별, 가슴, 계절, 시간 등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이러한 반복적인 단어들로 인해, 윤동주 시인이 희망찬 앞날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알 수 있다. ◆ 처음과 끝을 똑같이 (1,5연)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내 : 시내보다는 크지만 강보다는 작은 물줄기. (네이버 국어사전) 윤동주 시인은 내를 건너서 숲,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간다고 했다. 처음과 끝을 반복적으로..

별 헤는 밤 - 윤동주, 그리움을 별에다 새긴 시인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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