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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17

별 헤는 밤 - 윤동주, 그리움을 별에다 새긴 시인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

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사람이 아니, 어른이 되고 싶다

아우의 인상화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에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면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1938.9 시가 아무래도 1930년대에 지어지다 보니, 현재 단어나 조사 등이 바뀌어서 출판사마다 조금씩 번역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더클래식 출판사는 최대한 원문에 실린 그대로를 쓰려고 했다. 반면, 자화상 출판사에서 낸 는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있다.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밤 - 윤동주 해설, 살아있음을 느끼는,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는 소리

밤 윤동주 외양간 당나귀 아-ㅇ 외마디 울음 울고, 당나귀 소리에 으-아 아 애기 소스라쳐 깨고, 등잔에 불을 다오. 아버지는 당나귀에게 짚을 한 키 담아 주고, 어머니는 애기에게 젖을 한 모금 먹이고, 밤은 다시 고요히 잠드오. 1937.3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밤이 자주 등장한다. 그 시대의 배경을 생각하면, 마음속이 항상 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잔잔하게 일렁이던 파도가 언제 자기를 덮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늘 마음속에 한켠 작은 촛불을 켜고 자는 듯하다. 이 시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쓰자면, 외양간에 당나귀가 있는데, 늦은 밤에 당나귀가 배고프다고 울었다. 그 우는 소리에 아기가 깨버렸다. 밤 중에 어머니도 아버지도 깼다. 아기를 다시 재우려면 당나귀부터 조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버지는 일..

편지 - 윤동주 해설, 주인 잃은 편지는 어디로 보내야 하나요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1936.12 문학을 해설한다는 것은 가히 쉬운 일은 아니다. 문학을 더 풍부하게 해설하려면, 우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있어야 하며, 본인이 겪은 경험도 많아야 하고, 표현력을 위해 단어들을 습득해야 하며, 사람들에게 쉽게 전할 수 있는 문장력이 필요로 하다. 시를 해설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있다면, 모르는 분야가 나왔을 때다. 어느 책을 접하든, 어느 기사를 접하든, 심지어 나무위키를 보아도 "이 정보가 제대로 된 정보가 맞을까?" 의문이 들 때다. 바로, 지금 이 시를 해설하면서 느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가슴1 - 윤동주 해설, 어쩔 때는 한숨이 제일 낫다

가슴1 윤동주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뚜다려 보오. 그래 봐도 후- 가아는 한숨보다 못하오. 1936.3 가슴 시는 1, 2, 3이 있다. 그중에 나는 1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먼저 해설해 보았다. 이 시를 제대로 느낀다면, 지금도 공감할 수 있는 시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현대에도 아직 이러한 습관이 남아있어서다. ◆ '소리 없는 북'이 무엇일까? (1연)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뚜다려 보오. 소리 없는 북이란 무엇일까? 문장을 읽다 보면, 답답하면 주먹으로 두드려 보라고 되어있다. 무얼 두드리라는 걸까? 북? 엉덩이? 배? 정답은 가슴이다. 제목에 나와있다. 소리 없는 북은 가슴이다. 왜 가슴을 소리 없는 북이라고 표현했을까? 주먹을 쥐고, 가슴팍을 두들겨보자. 무슨 소리가 나는가?..

못 자는 밤 - 윤동주 해설, 양 대신 세어보는 밤, 가장 짧은 시

못 자는 밤 윤동주 하나, 둘, 셋, 넷 ............ 밤은 많기도 하다. 1941.6 추정 잠을 잘 잘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축복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새벽 2시쯤에 자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려 두통을 달고 살았다. 항상 오후 11시에서 딱 오전 12시 정각이 되었을 때 잠을 잘 수 있는 친구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두통 없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면패턴을 바꿔보려고 무지 애썼으나, 부메랑처럼 도로 되돌아올 뿐이었다. 베개에 머리가 닿을 때부터 오만 생각이 나를 붙들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내일은 또 어떻게 보낼지, 다가오는 걱정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맡을 맴돌았다.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호흡을 가..

서시 - 윤동주 해설, 필사하면서 느낀 점과 감상문

서시          윤동주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  2018년, 윤동주의 서시 해설을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한 적이 있다. 부끄럽지만, 그때는 필사하면서 느낀 짧은 감상글을 남겼는데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4년이나 흐른 지금, 윤동주 시인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한 번 더 해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더클래식] 출판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다. 아버지께서 개척교회를 열면서, 교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주문한 책들 중 하나였다. 그 당시에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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