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평생 공부다/윤동주 시 해석

햇빛·바람 - 윤동주 동시 해설 해석, 엄마가 보고픈, 그리운 자국

한이 HanE 2024. 11. 1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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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근현대 시 해설 해석 한이
햇빛 바람 윤동주 시 해설

 

햇빛·바람

                 윤동주

 

손가락에 침 발러

쏘옥, 쏙, 쏙.

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

문풍지를 쏘옥, 쏙, 쏙.

 

아침에 햇빛이 반짝,

 

손가락에 침 발러

쏘옥, 쏙, 쏙

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

문풍지를 쏘옥, 쏙, 쏙,

 

저녁에 바람이 솔솔.

 

1938


오늘도 윤동주의 동시로 가져왔다. 이번 시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혹시 엄마와 아빠(혹은 보호자)를 집에서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그러면 이 시가 더더욱 공감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있다.

 

▼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

1연

손가락에 침 발러
쏘옥, 쏙, 쏙.
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
문풍지를 쏘옥, 쏙, 쏙.

 

 요즘 시골에 가도 문풍지로 된 문은 보기 힘들다. 하지만, 50~60년대 어르신들은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문풍지를 사용했었다고 한다.

 

 문풍지는 구멍 뚫기가 매우 쉽다. 손가락에 침을 발라서 꾹 누르면 뻥- 뚫려버린다. 어린 아이들이 장난을 칠 때 자주 구멍을 뚫었다.

 

 현재로 쉽게 비유를 하자면, 지금 창문 유리에 구멍을 냈다고 보면 된다. 창문은 투명하지만, 문풍지는 그렇지 않았다.

 

옛날전통문 문양창문창살, 박종진, 2009

 

 위와 같이 불투명하며, 보통은 노리끼리하거나 허옇다. 당연한 소리지만, 저 구멍을 통해 밖을 볼 수도 있고, 밖에서 안을 쳐다볼 수도 있다.

 

 시에서 왜 아이는 문풍지에 구멍을 냈을까?

 

 "장에 가는 엄마를 보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엄마를 더 보려고 문도 열지 않고 문풍지에 구멍을 내서 시장에 가는 엄마를 바라본다.

 

 문풍지에 저렇게 구멍을 내고 나면 어떻게 수리하는지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부모님 말씀에 따르자면, 그냥 그 위에 문풍지를 덧붙이는 식으로 수리했다고 한다.

 

 

▼ 엄마가 장보러 나간 시간은 분명 아침

2연

아침에 햇빛이 반짝,

 

 윤동주 시인은 아침에 햇빛이 반짝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문을 통해서 밖이 밝다는 것을 알 수도 있지만, 구멍 난 문풍지를 통해서 햇빛이 들어오는 것도 의미한다.

 

 그 당시에는 대중교통이 흔한 편이 아니라서 아침 일찍부터 나가야 했다. 그러니 아이의 입장에서는 엄마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 엄마가 그리워서 문풍지에 더 구멍을 내다

3연

손가락에 침 발러
쏘옥, 쏙, 쏙
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
문풍지를 쏘옥, 쏙, 쏙,

 

 엄마가 집을 나간 지 좀 된 거 같은데, 아직 돌아오질 않는다.

 

 그새 못 참고 문풍지에 구멍을 또 뚫는다.

 

 그 작은 구멍을 통해 큰 세상을 볼 수 있다.

 

 '우리 엄마 언제 오지?'

 

 아이는 엄마가 보고픈 마음에 구멍을 자꾸 낸다. 아이가 한참 클 때(사춘기 전 기준) 엄마나 아빠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 벌써 저녁시간인데, 엄마는 언제 올까

4연

저녁에 바람이 솔솔.

 

 그렇게 목 빠지게 기다렸더니 벌써 저녁 시간이다. 저녁의 쌀쌀한 바람이 문풍지 구멍을 통해서 솔솔 들어오고 있다.

 


 윤동주의 동시를 읽다 보면, 사물들을 의인화 하는 것도 그렇지만, 시간 표현도 섬세하게 잘 드러나는구나 싶다. 아직 윤동주의 시가 많이 남아서 천천히 톺아보고 싶다.

 


- 편집 프로그램 : 미리캔버스

- 사용한 글꼴 : 대표이미지(THE도담M, THE나무L), 시(꼬미, Will&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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