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평생 공부다/윤동주 시 해석

해바라기 얼굴 - 윤동주 해설, 해와 함께 움직이던 사람들

한이 HanE 2023. 1. 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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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얼굴 - 윤동주 해설

 

해바라기 얼굴

                      윤동주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1938.5


 윤동주 남매들에 관해서 여러 번 소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윤동주 '누나들'에 관련해서는 늘 긴가 민가 했다. 나무위키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여기저기 다른 사이트에서도 찾아본 결과, 윤동주 여동생과 인터뷰한 기사가 있길래 참고하면서까지 썼다. 하지만, 윤동주의 누나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추측성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1. 윤동주 본인이 어렸을 때 바라본 누나들을 떠올리며 시를 썼다.
  2. 이 시를 쓰고 있는 지금 나이에 누나가 여전히 살아있었고, 그걸 그대로 보고 시를 썼다.
  3. 이 시에 나오는 누나는 윤동주의 친누나가 아니다.

 

◆ 추측 1. 누나들은 윤동주 시인이 태어나기 전에 요절했다.

 <편지> 시에서 보면, 누나가 언급된다. 윤동주 시인에게 누나가 있었다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누나들의 이름은 어디에서도 보기가 힘들다.

 

 우리는 이 시대의 배경을 잘 알고 넘어가야 한다. 그 당시에는 100일을 넘기기 힘들어했다. 그랬기에 이름을 바로 붙여주기보다는, 태명으로 불렀다. 또한, 귀신이 이름을 붙여주면 빨리 데려간다고 해서 '개똥이'와 같은 이름들로 불렀다고 한다. 그러고 그 이름이 그대로 성인까지 불리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윤동주 누나들이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추측된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편지>에서 누나가 간 나라에는 눈이 내리지 않기에 눈을 담아 편지를 보내야 하나, 그런 내용을 담아 시로 썼던 것이다.

 

◆ 추측 2. 누나 중 한 명만 살아남았고, 윤동주 시인은 그걸 바라보며 시를 썼다.

 요절했다는 말에 헷갈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30대에 세상을 떠나도 요절했다는 표현을 쓴다. 윤동주 시인의 막내동생 윤광주도 30대에 세상을 떠났기에 요절했다고 했다.

 

 윤동주 시인이 <해바라기 얼굴>을 쓰지 않았더라면, 누나가 10살 이하로 세상을 떠났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라서 누나가 '일터'로 갔다고 표현되어 있지만, 일터에 '공장'이라고 썼다가 지운 흔적이 보였다고 한다(윤동주의 문장, 임채성 엮음, 홍재 출판사, p.261). 일제 강점기 말기 때는 나이에 상관없이 강제 징용/노동으로 끌려갔는데, 그전에1930년대에는 여성일 경우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일하러 갔다.

 

◆ 추측 3. 이 시에 나오는 누나는 윤동주 시인의 친누나가 아니다.

 사실 이 추측이 가장 맞다고 본다. 다른 서적들을 참고해서 글을 쓰는 중인데, 다들 누이 두 명이 세상을 요절한 상태에서 윤동주가 태어난 상황이라 집안의 기대가 컸다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은 자신이 어느 여인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시에 소개했기에,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이 추측을 밀고 나가면, 시골 동네에서는 이웃사촌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서로 친하게 잘 지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자신의 사촌이 이웃이기도 했다. 즉, 자신의 사촌 누나가 공장을 다녀왔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 당시에 여성이 공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었을까? 지금이야 뭐, 여성 인권이 생겼지만 그 당시에는 없었다. 그래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뿐만 아니라, 저임금과 성희롱에도 시달렸을 것이다(일제 강점기 노동소설에 나타난 노동문제 유형 연구, 양윤모, 2018)

 

 

◆ 왜 누나의 얼굴을 해바라기에 비유했을까?

 해바라기를 자세히 바라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해바라기를 24시간 촬영한 영상을 본 적이 있는가? 해바라기 꽃 자체가 움직이기보다는, 잎들이 움직이는 편이다. 밤에는 서쪽으로 아침에는 동쪽으로 향해 있다고 한다. 이 이유는 빛을 최대한 받아 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해바라기꽃은 해바라기 안 한다!, 강석기의 과학 에세이). 

 

 이로써, 낭만은 조금 부서진 상태지만, 누나는 아침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어나 일을 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터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돌아온 누나의 표정은 기운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해바라기꽃이 햇살이 없으면 고개를 숙이듯이, 누나의 기분이나 표정을 해바라기꽃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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