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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시해설 26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해설, 각자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그 순간과 찰나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1942.5 이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씁쓸해졌다. 다들 자기의 인생에서 너무나도 그리운, 다시 돌아가고픈 '구간'이 존재할 ..

산골물 - 윤동주 해설, 괴로움은 어디로 보내야 할까

산골물 윤동주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 수 없도다. 그신 듯이 냇가에 앉았으니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맡기고 가만히 가만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1939.9 가끔 해설이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단어 하나 때문에 글 쓰는 것을 멈추고 생각하다 돌아왔다. 한 2주 걸렸나... '그신 듯이.' 윤동주 시인은 어떤 의미로 썼을까. 이 작품에서도 윤동주 시인의 종교가 살짝 드러난다. ◆ 얼마나 괴로운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1연 (1연)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 ..

새벽이 올 때까지 - 윤동주 해설, 살으나 죽으나 내일의 태양은 뜰 것이다

새벽이 올 때까지 윤동주 다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검은 옷을 입히시오. 다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흰 옷을 입히시오. 그리고 한 침대에 가지런히 잠을 재우시오. 다들 울거들랑 젖을 먹이시오. 이제 새벽이 오면 나팔 소리 들려올 게다. 1941.5 ◆ 죽어가는 사람들에게는 검은 옷을 (1연) 다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검은 옷을 입히시오. 윤동주 시인이 살아있을 때의 장례 문화와 지금의 장례 문화는 달랐을 것이다. 지금이야 장례식장에 가야 한다 하면, 검은 옷을 당연하게 입고 가야 했지만, 그 당시에 그런 문화가 존재했을까. 하지만 죽음과 관련된 색이라면, 검은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윤동주 시인 또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검은 옷을 입히라고 했을 수 있다. 윤동주 시인이 말하는 죽어가는..

태초의 아침 - 윤동주 해설, 하나님이 만든 세상의 첫날

태초의 아침 윤동주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빠알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푸른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네. 사랑은 뱀과 함께 독은 어린 꽃과 함께. 1941.5.31 윤동주 시인의 시를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종교는 기독교다. 이를 참고하고, 시를 감상하면 도움이 된다. ◆ 세상이 만들어진 첫 날은 어땠을까 (1연)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윤동주 시인이 왜 이렇게 시작을 했을까, 궁금하다면 창세기 1~3장을 살펴 보면 된다. 성경책이 없는 사람이라면, 홀리넷(홀리바이블)>개역개정>창세기(혹은 그냥 창세기라 검색해도 된다)로 찾아보면 된다. 천지창조에 관한 칠..

유언 - 윤동주 해설, 돌아오지 않음을 알지만 돌아오길 기다리는 사람

유언 윤동주 후어-ㄴ한 방에 유언은 소리 없는 입놀림. 바다에 진주 캐러 갔다는 아들 해녀와 사랑을 속삭인다는 맏아들 이밤에사 돌아오나 내다 봐라- 평생 외롭던 아버지의 운명 감기우는 눈에 슬픔이 어린다. 외딴 집에 개가 짖고 휘양찬 달이 문살에 흐르는 밤. 1937.7 다시 돌아온 윤동주 시 해설. 유언에 관해서 다른 책들도 참고했지만, 이에 대해 정확하게 나온 정보가 없다. 1937년 7월에 발표된 것과 1937년 10월 24일에 발표 난 것 두 가지가 있는데, 아래는 10월이다. 유언 윤동주 훠-ㄴ한 방에 유언은 소리 없는 입놀림. -바다에 진주 캐러 갔다는 아들 평생 외로운 아버지의 운명, 외딴집에 개가 짖고, 휘양찬 달이 문살에 흐르는 밤. _1937.10.24 10월에 나온 것은 2연에 2줄이..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무엇이 그를 괴롭게 하는가 해설

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941.6 오랜만에 윤동주 시인의 시 해설로 돌아왔다.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덤덤하게 자신의 상황을 나열하고 있는 거 같아 그 서글픔이 느껴졌다. ◆ 바람은 어디에서 어디로? (1연)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이과가 아니라 문과라서 바람이 어디서 어떻게 생기는지는 모르지만, 문과적인 해석은 가능하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특징이 있는데,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

새로운 길 - 윤동주, 늘 걷던 길이지만 늘 새로운 길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936.5 윤동주 시인의 시를 보면, 특징이 있다. 가족, 길, 밤, 별, 가슴, 계절, 시간 등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이러한 반복적인 단어들로 인해, 윤동주 시인이 희망찬 앞날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알 수 있다. ◆ 처음과 끝을 똑같이 (1,5연)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내 : 시내보다는 크지만 강보다는 작은 물줄기. (네이버 국어사전) 윤동주 시인은 내를 건너서 숲,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간다고 했다. 처음과 끝을 반복적으로..

별 헤는 밤 - 윤동주, 그리움을 별에다 새긴 시인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

길 - 윤동주, 찾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것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을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깊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941.9 ◆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1연)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을 나아갑니다. 윤동주 시인은 조선 독립과 가족애 그리고 꿈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은 '무언가'를 잃었다고 한다. 그러고는 무..

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사람이 아니, 어른이 되고 싶다

아우의 인상화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에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면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1938.9 시가 아무래도 1930년대에 지어지다 보니, 현재 단어나 조사 등이 바뀌어서 출판사마다 조금씩 번역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더클래식 출판사는 최대한 원문에 실린 그대로를 쓰려고 했다. 반면, 자화상 출판사에서 낸 는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있다.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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