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먹고 사나
윤동주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 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1936.10
▶어느 시대 사람이든, 무얼 먹고 사느냐, 그것이 고민이로다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그 어느 나라든 먹는 것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먹는 것이 늘 부족했다. 전쟁 때문도 있지만, 식량 생산과 보존이 어려웠고, 자연재해가 들이닥치면 식량난이 꼭 발생했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이 살았을 시절에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가 문제였다. 먹을 것이 정말 없었다. 현대처럼 먹을 것이 풍족해서 뭘 먹지 골라 먹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그 당시에 풀뿌리를 죽 쒀서 먹기도 했고, 나무껍질을 먹기도 했다. 심할 경우 진흙을 죽에 섞어 먹기도 했었다(보릿고개). 내일은 무엇으로 배를 채워야 할까, 들에 있는 풀도, 나무껍질도 없으면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먹을 것이 없어 '아사(굶어 죽음)'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는 배가 부를 정도로 먹을 수 있거나 다양한 음식들을 맛 볼 수가 있다. 또한, 가격이 떨어질까 두려워 멀쩡한 가공 식품을 폐기 처리하기도 한다. 냉장고나 냉동고에 썩어 들어가는 음식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가.
▶바닷가 사람은 물고기, 산골 사람은 감자.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물고기를 반찬으로 먹는 경우가 잦다. 산골에 사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야채들도 먹겠지만, 감자도 흔한 음식이다. 특히 강원도 감자가 유명하듯이, 북한에 대홍단감자를 생각해보면, 윗지방일수록 감자가 흔한 음식이 된다. 또한 빈센트 반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작품을 보면, 가난한 사람들의 흔한 식품이기도 하다.
윤동주 시인은 1연과 2연에서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적었다. 앞 연들과 다르게 3연에서는 동심으로 바뀐다.
▶별나라 사람은 무얼 먹고 사나요?
성인이 된 우리가 별나라에 누가 산다고 믿진 않을 것이다. 윤동주 또한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로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다.
3연)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땅에 있는, 바다에 있는 것을 먹고사는데 별나라 사람은 무얼 먹고살까. 별을 먹고 살까? 은하수를 먹고 살까? 달을 먹고 살까?
여러분 생각에는 어떤가? 별나라에 사는 사람은 무얼 먹고 살까.
동심을 다시 파괴해본다면, 거기에 사람이 살아야 알제.
상상은 어디까지나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 이 시를 읽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랜만에 간단한 윤동주 시인의 짧은 시를 소개해 보았다. 다음에는 윤동주 시인의 <바다>라는 시를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 프로그램 : 미리캔버스
-사용한 글꼴 : THE왼손잡이
-참고 도서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자화상 출판사, 2020, p.164
'인생은 평생 공부다 > 윤동주 시 해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사람이 아니, 어른이 되고 싶다 (1) | 2022.10.18 |
---|---|
바다 - 윤동주,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곳 (1) | 2022.10.15 |
빨래 - 윤동주 해설 해석, 뽀송하고 포근한 향이 날 듯한 빨래시 (6) | 2022.08.25 |
애기의 새벽 - 윤동주 해설 해석, 애기가 울면 그때 새벽이 된다 (0) | 2022.08.21 |
무서운 시간 - 윤동주 해설, 그를 부르는 사람은 누구인가 (0) | 2022.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