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41.5 십자가는 윤동주의 종교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시다. 앞서 윤동주 시 소개를 하면서, 윤동주의 종교를 말한 적이 있는데 윤동주 시인은 기독교다. 그렇기에 윤동주 시에 종교가 묻어나는 시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요새는 교회를 한 번도 안 나가본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들 먹고살기 괜찮아져서일 수도 있다. 내가 학생일 때만 해도, 한 끼를 제대로 못 챙겨 먹는 학생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