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행복은 크게 좋은 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이 시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행복으로 묶고 있다.
◆ 첫 번째 감사함, 안식할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
(1연)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일을 끝내고 돌아갈 때,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와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여기서 집이 있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의미하는 것이지, 매매를 해서 온전히 내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직 본가에 살고 있는 나로서, 자취하고 있는 동생이나 언니가 한때 부럽기도 했었다. 작더라도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 두 번째 감사함,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
(2연)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힘들 때, 주로 무엇을 하는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보통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편일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혹은 답답함을 털어내고 싶지만, 털어내지 못할 경우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많이 답답하겠지만, 속으로 삭이며, 생각만으로 그 상대에게 얘기를 털어냈을 때 '이런 반응을 해줬으면 좋겠는데'라는 마음을 가지기도 하며 홀로 쓰라리기도 한다.
◆ 세 번째 감사함,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
(3연)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외로움을 이겨낼 때 보통 어떻게 이겨내는가. 혼잣말을 하거나 흥얼거리기도 할 것이다. '혼자'라고 생각이 들 때,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적막함을 깨고 싶어서일까.
홀로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건, 어떤 면에서 감사한 일이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외로움과 고독을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야말로, 조금 더 철학적으로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 밤도 홀로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노래나 흥얼거려야겠다.
다음에는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를 해설할 예정이다. 이미 네이버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또 색다르게 다가올 거 같아서다.
- 편집 프로그램 : 미리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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