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윤동주 외양간 당나귀 아-ㅇ 외마디 울음 울고, 당나귀 소리에 으-아 아 애기 소스라쳐 깨고, 등잔에 불을 다오. 아버지는 당나귀에게 짚을 한 키 담아 주고, 어머니는 애기에게 젖을 한 모금 먹이고, 밤은 다시 고요히 잠드오. 1937.3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밤이 자주 등장한다. 그 시대의 배경을 생각하면, 마음속이 항상 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잔잔하게 일렁이던 파도가 언제 자기를 덮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늘 마음속에 한켠 작은 촛불을 켜고 자는 듯하다. 이 시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쓰자면, 외양간에 당나귀가 있는데, 늦은 밤에 당나귀가 배고프다고 울었다. 그 우는 소리에 아기가 깨버렸다. 밤 중에 어머니도 아버지도 깼다. 아기를 다시 재우려면 당나귀부터 조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버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