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평생 공부다/윤동주 시 해석

태초의 아침 - 윤동주 해설, 하나님이 만든 세상의 첫날

한이 HanE 2023. 3. 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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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아침 - 윤동주 해설

태초의 아침

                  윤동주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빠알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푸른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네.

 

사랑은 뱀과 함께

독은 어린 꽃과 함께.

                      1941.5.31

 


 윤동주 시인의 시를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종교는 기독교다. 이를 참고하고, 시를 감상하면 도움이 된다.

 

◆ 세상이 만들어진 첫 날은 어땠을까

(1연)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윤동주 시인이 왜 이렇게 시작을 했을까, 궁금하다면 창세기 1~3장을 살펴 보면 된다. 성경책이 없는 사람이라면, 홀리넷(홀리바이블)>개역개정>창세기(혹은 그냥 창세기라 검색해도 된다)로 찾아보면 된다.

 

 천지창조에 관한 칠일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을 만들었다. 빛을 낮이라 부르고, 어둠을 밤이라고 불렀다.
  2. 물을 나뉘어 하늘을 만들었다.
  3. 뭍을 모아서 뭍을 드러나게 만들어 을 만들었다. 그 땅에 풀, 씨 맺는 채소,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도 셋째 날에 만들었다.
  4. 광명체들이 있어 낮과 밤으로 나누고,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했다. 광명체들에게 땅에 빛을 비추라고 명령했다. 그 중 큰 광명체 두 개를 만들었는데, 그중 큰 거는 낮(태양)에, 그중 작은 거는 밤(달)에 주관하게 만들고, 또 밤에는 별들을 만들었다.
  5.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하고, 땅 위 하늘에서는 가 있으라고 하니, 그대로 창조되었다.
  6. 땅에 생명을 더 만들었다. 가축, 짐승, 벌레를 만들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사람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바다의 물고기, 하늘의 새, 가축,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해 줬다. (다스리게 해주는 권한은 창세기 1장 28절~30절에 나와있다.)
  7. 하나님은 모든 일을 마치고 안식했다.

 

 윤동주 시인은 1연에서 계절이 생겨나기 전의 상황을 말하고 있다. 빛과 하늘은 만들어졌지만, 무슨 계절인지도 모르는, 아침인지 밤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침일 그런 날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계절의 시작은 봄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따스할 무렵 많은 꽃들이 피어나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이 믿는 기독교에서도, 무슨 계절이 시작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윤동주 시인이 첫 구절에 "봄날 아침도 아니고"라고 먼저 표현했다.

 

◆ 수많은 꽃들 중 왜 빨간 꽃을 지목했을까

(2연)
빠알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푸른데,

 빨간 꽃을 생각하면 무슨 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장미, 양귀비, 튤립, 달리아, 모란, 카네이션, 작약, 할미꽃, 연꽃, 동백꽃 등. 많다.

 

 생각나는 꽃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떠한 상황이 떠오르는가. 장미 같은 경우에는, 보통 고백, 결혼 등 많은 곳에서 좋은 의미로,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동백꽃은 겨울이 끝날 즈음에 피어나는데, 시련을 이겨낸 강한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카네이션 같은 경우에는 은혜다. 어버이의 은혜, 스승의 은혜. 양귀비는 사람을 혼미하게 만들고 세상도 혼미하게 만드는 마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꽃이다.

 

 빨간 것만큼 매혹적인 색이 없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그냥 꽃이라고 말하지 않고, 빠알간 꽃이라고 표현했다. 뒤에 다른 연을 보면, 이 꽃을 누구로 지칭했는가를 또 파악해야 한다.

 

 하와가 먹은 나무 열매를 비유한 것일까, 아님 하와를 지칭하는 것일까.

 

 윤동주 시인은 햇빛이 푸르다고 표현했다. 보통 하늘이 맑다, 하늘이 푸르다라고 표현하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에서 '푸르다'와 같은 단어를 쓰는 이유는, 고통이나 시련, 앞으로 생겨날 일과 정반대로 현재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세상 혹은 일상이라는 것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이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갈 거 같지만, 반전이 일어날 거 같은 그런 날이랄까.

 

◆ 왜 모든 것이 마련되었다고 말했을까

(3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네.

 이것 또한, 윤동주 시인의 종교와 매우 관련되었다. 하나님은 늘 계획하시고,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다 알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어나는 일들이나 만남에 관해서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한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말한다.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다고.

 

 하나님도 알았을 것이다. 하와는 뱀의 유혹에 빠질 것이고, 하와 또한 아담에게 유혹을 넘길 것이라는 것을.

 

◆ 사랑은 결국 독인 것일까

(4연)
사랑은 뱀과 함께
독은 어린 꽃과 함께.

 창세기 3장에 뱀이 하와에게 찾아왔다.

 

 "하나님이 진짜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셨어?"

 

 하와가 이에 대답했다.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라고 하셨어요."

 

 이에 뱀이 대답했다.

 

 "너희가 절대 죽지 않아. 너희가 그 열매를 먹는 날에 너희 눈이 맑아져서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될걸? 그걸 하나님이 알아서 그럴걸."

 

 그래서 하와는 뱀의 말에 넘어갔다. 열매를 보니, 먹음직도,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라, 그 열매를 먹었다. 그러고 자신의 남편인 아담에게도 그 열매를 주고 먹게 했다.

 

 열매를 먹기 전만 해도 자신들이 벗고 다녔다는 것을 몰랐고, 이것이 부끄러운 것인 줄도 몰랐지만, 열매를 먹은 뒤 자신들의 눈이 밝아져서 옷으로 입을 것(무화과나무 잎을 엮은 것)을 찾아 입었다. 하나님은 차마 자신의 형상을 닮은 작은 존재들을 죽이진 못하고, 고난과 역경을 더 해 에덴동산에서 내보냈다. 그것이 가장 큰 형벌이기에.

 

 아마 윤동주 시인은 '그냥' 하와가 넘어갔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무언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을까, 그게 사랑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래서 사랑은 뱀과 함께라고 했다. 그 뱀과의 사랑뿐이었을까. 자신의 남편인 아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했다. 둘 다 너무 어리고 미성숙한 행동과 생각이었다. 그러한 꽃들에게 독은 서로에게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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